<11월13일 금요일 2009>
3주전부터 계획해 놓았지만 변화를 예측할수없는 록키 산속의 기후이니 망설여지긴 한다.
특히 올해는 눈이 일찌감치 왔고 예년보다 추위도 빨리왔으니
여자 혼자서- 젊었기나해야지ㅎㅎ- 운전을 하며 가는것이라
산속에서 눈이 많이 온다든지, 차에 이상이 생겨 움직일 수없게 되면
그곳에선 들어갈 곳(10월 중순쯤에 모두 문을 닫음)이라곤 없는 첩첩산중이라
갈까말까 어쩌나하는 생각이 오락가락하였다.
6일간 휴가는 내어놓았으니~~~~~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주 수요일까지 6일간을 연달아 일하고
이번 목요일 12일부터 다음주 수요일 17일까지 쉬는거다.
어제 하루는 하루종일 집에서 쉬면서 내일 출발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었다.
금요일 아침4시부터 잠이 깨어 다시 잠을 청해도 오지않고 바깥을 내다보니 하늘이 맑다.
날씨가 좋으니 출발을 해보자는 맘이 들기에 부랴부랴 짐을 챙겼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으니 만일의 경우 캠프장에서 자게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침낭과 양초, 물이라도 끓일 버너와 전기코드줄을 챙겼다.
날씨가 아주 춥게되면 밤에 차에 코드를 꽂아두고 자야 스타트가 되므로 전기선은 꼭 있어야한다.
만일을 대비해서 인터넷으로 쟈스퍼에 겨울 캠프장이 하나있기에 위치도 알아두었다~~
오리털 잠바와 비상용 오리털 긴 코트,라면,식빵,물,등의 약간의 먹을꺼리와
하이킹을 하기위한 베낭,등산화와 아이젠을 차에 싣고는 출발한 시간이 6시30분!
맑은 날씨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트랜스카나다 #1 하이웨이를 1시간쯤 달리는데 졸음이 쏟아져온다.-일찍 부터 깨었으니 ~~
캔모어 팀 홀톤 도넛커피가게 주차장 한쪽 구석에다 주차를 해놓고는 코트를 둘러쓰고 눈을 붙였다.
40분정도 눈을 좀 붙였나? 일어나서 팀홀톤에 들어가 커피와 breakfast 베이컨 앤 에그를 먹고는 출발.
< #1 트랜스카나다 하이웨이 주변의 록키 >
캔모어에서 밴프 국립공원으로 들어섰는데 숙소를 예약해두는것이 아무래도 안심이라
산속으로 들어가면 전화연결도 되지않을 것이므로
밴프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 갓길에다 차를 세우고는 전화를 걸었다.
가지고있던 쟈스퍼의 B&B 목록을 펼치고서 숙박비를 40불이라고 싸게 적어놓은 집부터 전화를 하였다.
숙박비가 천차만별이다. 40불에서 150불까지 low season 가격인데도 관광지라 비싸다.
잠만 자는것에 많은 비용을 들이고 싶지않다.
전화를 하니 앤서링을 남겨라하고 내 전화번호를 남기고서 빈방이 있나없나 리턴전화 기다리고~~
이렇게 네 집에서 리턴이 오기를 방이 없다고한다.- 겨울이지만 금요일이고 스키 타러오는 사람이 있으니 그런것 같다.
다시 50불이라고 적혀있는 집으로 전화를 하니 할머니 목소리가 직접 전화를 받으며 방이 있다고 한다.
얼마냐니까 45불이라고 해서 그럼 며칠을 있을건데 싸게해 줄수없냐니까 안된단다.
몇마디 되물은 시간값도 안되게 겨우 5불 깍았다 어이구 ㅎㅎ
'어쨌든 예약을 하겠다. 나는 지금 밴프에서 가는데 쟈스퍼에 가서 주소지로 집을 찾아가겠다'
'알다시피 기후를 예상 못할 #93도로를 넘어가야하니 몇시에 그곳에 도착할지는 알수없다'고 하였다.
이렇게 몇곳에 전화 하는것에다 시간을 꽤나 잡아먹었다.
밴프에서도 #1하이웨이에서 #93 icefield parkway로 들어서는 지점까지도 80키로가 된다.
집에서 1시간거리의 밴프까지 몇시간을 소비하였나?
눈 좀 붙이고 아침먹고 전화하는것에 근 3시간이 들어가버린것이다.
<Lake Louise에서 록키산속을 가는 #93을 타고 Jasper까지 240키로>
<캘거리에서 레이크루이스까지는 190키로>
< #1하이웨이에서 #93 icefield parkway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 >
#93번 도로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표시판이
주유소가 230키로를 가야지 있다는 팻말이 서있다.지금 시간은 11시다.
기름을 넣으려면 레이크루이스 빌리지에서 준비를 해야만 하는거다.
230키로 거리내에는 휴게소도 하나없으며 여름에만 문을 여는 루이스에서 40키로 지점의 넘티자롯지와
80키로 지점에 있는 Crossing 주유소도 문을 닫았고
130키로 지점에 있는 여름이면 만년설로 올라가는 설상차를 타는곳인 Icefield Centre 도 문을 닫았으니
들어가서 쉴곳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눈덮인 산속이 되는것이다.
바짝 긴장하는 자세로 자리를 다시 고쳐앉으며 핸들을 꽉 움켜쥐었다 ㅎㅎ
차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꼼짝 못하고 산속에서 오도가도 못할것이라
어제 엔진오일과 필터를 새로 갈았고 타이어 로테이션도 하였다.
그러나 알수없는것 ~~~추운 산속이라 어떤 예측할수없는 일이 일어날지 ~~
< 주유소가 230km 가야만 있다는 표시>
기름게이지를 보니 240키로는 갈만큼이 남아있다.
20키로 떨어진 레이크루이스빌리지에 가야만 주유소가 있으니
가득 채워넣고 가나 어쩌나 생각다가
충분할것 같아서 그냥 가기로 마음먹었다.
눈이 많이 내리면 들어가지 못하게하는 차단기는 올려져있지만
어휴!~~도로바닥은 하얀색이다.
눈을 치우긴 하였지만 남김없이 다 쓸어내지못하고
도로바닥에 들어붙어있는 눈길이니 차가 다닌곳은 반질반질이다.
어이쿠 ! 정신 바짝 차려야지 ~~
하얀도로를 보는 순간 바짝 긴장이 되어 앉은자리가 재정비된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지는 눈덮인 록키의 장관이
항상 구름에 가려지는 높은 산꼭대기까지 다 보여주는~~
운좋게도 화창하고 맑은 햇살의 날씨인것이다.
< 하얀 도로와 하얀산>
하얀 눈 얼어붙은 도로를 운전하며
그래도 오는차 가는차가 드문드문 있으니
길 중앙을 달리며 웅장한 경치에 취하기도하고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올라 갈때는 3단으로 두고~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 언덕에서는 2단으로 하고~
커브가 보이면 속도를 서서히~ 커브 전에 안전 속도로 줄여서 돌고 ~
미끄러운 빙판도로에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간 팽이가 된다.
그러니 될수있는데로 브레이크를 밟지않고 운전해야하니
속력을 내어서는 안된다.
급박한 사태를 만나도 브레이크를 사용할 수없으니
천천히 가는 것이 상책이다.
뒤에 오는 차에게 양보한다고 갓길로 잘못가면
눈에 빠져서 못나올수도 있으니 조심해야하고~~
조심조심 살금살금~~핸들을 꽉 쥐고~~~
미끄러운 눈판에는 달리는것보다 서는것이 더 어렵다 ㅎㅎ
사진을 찍고싶은 것이 있어도 세우기가 더 힘들다.
속력을 섣불리 줄였다간 어디로 미끄러질지 모르게되니 ~
그래서 달리면서 찍는거다.
멀리 경치에 취하다가 차는 그냥 미끄러져서 달리고하니
찍고싶은것을 놓친것도 많다.
<9월11일에 갔던 그 길>
여름에 하이킹을 왔던 곳이라 사진을 찍을려고
view point 주차장이 길옆이지만 눈을 치우지도 않았다.
들어갔다간 눈에 빠져서 못나올것 같아
길한쪽에다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니
독수리 만한 징그럽게도 커다란 시커먼 까마귀가
바로 옆에 내려앉는다.
깜짝 놀라서 얼른 창을 올렸다.
차안으로라도 날아들어올것 같은 매서운 눈초리가 무섭다.
뽀오얀 도로를 조심조심 운전하며 가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에 정신이 더 혼미해질 지경이다.
날씨가 화창해서 눈 덮인 3천미터 높이의 산봉우리가
눈이 부시게 멋진 자태로 앉아있으니~~~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는데
멀리 믄가가 길에 있는것이 보인다.
속도를 서서히 줄이며 가까이 가보니
산양 두마리다. 엄마와 새끼인지? 아빠하고 새끼인지?~~~
오르막 커브길이라 차를 세울수도 없다.
서서히 바로 옆을 지나가는데도 비켜주지도 않는다.
언덕을 지그재그로 돌아 올라가니
위쪽 언덕길에 한떼의 산양들이 길 한복판을 차지하고
내차를 보고 쟤들이 날 쳐다보고는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반대편 도로는 급경사 커브를 돌아나오는 길인데
이넘들 ~ 참 ~
10분쯤을 조금씩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보는데도 비켜주지않는다.
발길로 차면 닿을거리만큼 옆에 다가섰어도
서서히 느린 동작으로 한두놈이 건너가서 또 저렇게 서있다.
15분쯤 지나서 내려오던 차가 크락숀을 눌러도 쬐끔 비켜설뿐 그대로 있는거다.
도로의 무법자들!
여름이면 만년설로 올라가는 설상차를 타는 곳인
Icefield centre가 보여서 잠깐 세워봐야지 하였지만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눈만 가득 쌓여있고
세찬 눈바람이 만년설산에서 휘몰아 내려오기만한다~~
산과 산 사이의 분지를 지나는 길이다.
도로위를 눈바람이 귀신이 춤을추는것 같이 이리저리 돌면서 어지럽히니
도로인지~ 늪인지~ 언덕인지~강인지 ~ 구분도 되지않는다.
앞에 오는 차가 있다면 그 차도 마찬가지일테니
부딪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겁이 났다.
이렇게 어렵게~ 힘들게~조마조마하며 ~
240키로 거의 전체가 하얗게 반질반질한 도로를 쉬지않고 달렸다.
물한모금도 못마시고 차에 그대로 앉은채로
11시에 들어선 산길이 오후3시에 쟈스퍼에 도착하였다.
어깨가 뻐근하다.
쟈스퍼 가까이 오니 길을 잘 닦아놓아서
그래도 하얀눈이 덮여있지 않았다.
오히려 눈은 많이 쌓여있지도 않았다.
1번 고속도로 200km, 반질반질도로 240km !
쉬는 시간 빼고 핸들만 잡은 시간은 6시간 !
쟈스퍼에 도착하자마자
인포메이션 센타에 들어가서 하이킹 지도를 얻고는
전화해둔 B&B집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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