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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in the Rockies 록키동네에서 살아가는 일상생활,여행,록키산 하이킹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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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27 (2) Banff Sunshine Meadows hiking !

by 캔디wildrose 2009. 8. 5.

 

해발 2600m의 전망대에서 

 

 

셔틀버스를 내린 리조트 지역이 해발 2200m이니

이곳이 2600m, 거의 평지를 서서히 오르는 2km를 산책하며 온것이다.

절벽 위에 있는 넓은 고산분지인 것이다.

 

저편의 호수가 3개 보이는 방향을 도는 4km는

오늘 가지않고 남겨두기로 했다.

한꺼번에 아름다운것을 많이 가진다면

하나하나가 가지고있는 가치가 감해질것 같은 느낌에

 보물을 감추듯 아끼고싶은 마음으로 ~~~

 

전망대에 오르니 훌떡훌떡 뛰며 올라간 젊은남녀 둘이서

경치 감상하느라 숨소리도 죽인듯 조용히 멀리를 보고있고

 

계단을 올라서니 폴리쉬 아버지와 아들이

나무계단에 앉아 싸온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 

내 눈은 자꾸 그들을 피한다.

아빠와 어린아들의 모습을 만나니

생각이 우리 애들의 그때 시절로 갈려고해서~~~

 쓸데없는 시간낭비 감정소모라는것을 알기에~~

 

뒤쪽에 앉아서 물을 꺼내 마실까 생각하다가

저쪽을 보니 스키리프트가 올라오는 지점이 보이는 곳으로

둥글게 도는 길이 보인다. 그곳을 돌고와야지~~

그리고 아무도 없을때 혼자서 잡념없이 경치를 감상하리라.

 

 

전망대 직선상에 겨울이면 분주히 돌아가는 리프트가 쉬고있다.

옛날 스키를 타러왔을때에 이 리프트를 타고 오르내린것 같은데

그때엔 저 멀리의 웅장한 록키가 눈에 잡히지 않았다.

 

한국에서 볼수없었던 1미터나 쌓인 눈위를

뒹구는 것에만 정신이 팔렸든가?

 

오늘은 사방의 웅장한 록키산 모습에 숨이 멎는 기분인데 ~~

이번 겨울엔 꼭 이곳에 스키를 타러 와야겠다.

십년을 넘도록 스키를 타지 못하였으니

혹시 다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될까봐 겁이 나지만

그냥 리프트만 타고 이 위에 와서 겨울 록키를 바라보러라도 와야겠다.

 

 거의 땅에 붙어있는 풀에 꽃이 피어있다.

 

처음 발길을 산에 들어서면서

키가 조금 크고 할미꽃같은 들풀이

이미 꽃은 지고 하얗게 된 머리카락이 뭉쳐있는 종류가

한동안 계속되면서 보이는 길에서 부터

'음!  늙은 풀 같지만 한포기 뽑아다 뜰에다 심자 ~~

 

못난꽃이라고 괄세하믄 안되지~이쁘게 생기지 않아도 꽃은 꽃이여~

이쁘지도않고 흰머리가 되었어도 여자는 여자여! 나처럼 ~~

 

이 꼭대기 위에는 작은 키의 풀에 하얀색 꽃이 종종이 달린 꽃들이

앙증스럽고 귀여우면서도 소박한 모습이다.

몇개 뽑아서 베낭에 넣어?

 

앉아볼려는데 앉을곳을 찾을수가 없다.

조그만 꽃을 피우고있는 작은 풀들을 밟자니

안스러워서 짓누를수가 없다.

 

'지금부터 뽑아 들고 내려가기보다

길이 끝날때 쯤에서 수집을 하자. 그러면 덜 시들기도 할것이고~~'

 

 높이 올라올수록 키 낮은 들꽃들이 소박하고 잔잔한 꽃을 피우고 있다.

한포기 한포기가 모여서 무리를 이루어 보여주는

화합의 아름다움이 어떤것인지 보여주는것 같다.

 

접사로 한포기 꽃만 찍어보고 싶다고 하다가~~~

아냐,하나하나의 접사 꽃사진은 전문 사진가들이 찍는것이고

설사 내 사진기로 찍을수 있다하더라도

나는 하나의 꽃만 선택해서 찍고 싶지않다.

 

한포기포기의 아름다움보다도 무리지어 어울려서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한포기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의 가치와 비교할수 없는

말로 글로 형용못할 깊은 느낌이 배여난다.

 

그려 사람도 마찬가지이지

혼자 똑똑하고 잘난것보다

군중속에서 표나지않게 어울리며

분위기를 따라 흐르고 함께하는 모습이 더 훌륭한 모습이지~~

 반대편을 돌아오는 이 길에는 나무는 없고

들꽃들만 있는 좁은 오솔길이다.

 

참으로 사람도 없다.

이 길에선 혼자이지만 숲이 없으니 곰을 만날 걱정은 사라졌다.

언덕 아래에서 말소리가 들리면서 다섯 사람이 나타났다.

말이 안면있는 소리인 일본말이다.

 

'하이'를 하며 지나치는데

중년 남자(아마 가이드인듯~) 한 사람이 앞장을 서서 말을 하다 모로 비켜선다.

그 뒤로 내 나이보다 조금 더 들어보이는

- 아마 그 사람들은 내가 자기들보다 더 들어보인다고 생각했을거다 ㅎㅎ

대부분 '나는 저 정도는 아닐거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으니 ㅋㅋㅋ

 - 여자 4명이 몸을 옆으로 하고 서준다.

이 들길이 이렇게 좁게 만들어진 오솔길이다.

 

한발자국도 들꽃에다 밟지 않으려고

차렷자세로 닿을까봐 배를 오무리며  얌전하게 서있는 것만 보았더라도

일본사람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깊은 산에서 사람을 만난것도 반갑고

더구나 같이 이웃해있으며 생김새도 같은 동양인을 만났으니

더욱 반갑기도 하였는데~~

 

혼자로 돌아서며 하는 생각이

어째 일본사람은 겉과 속이 달라보일까?

겉은 저렇게 조신하게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조그만 나라사람인데

세계 경제를 손아귀에 넣는 저력을 가지고 있는것인지~~

 

일본에 대한  은근한 심통과 열등감인지

일본 제품을 사주어서 부자나라 만들어주는게 싫어서

일본차를 안사겠다고 하였더니

차에 관한 빼꼼이 미국에 사는 물리학박사 제부가

'혼자 그런다고 효과가 있을까요?

고장이 자주나서 고치는 비용 자꾸 들어가면 나만 손해잖아요.'그러며 

일본차 살것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내 심통은 그래도 우리나라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제 차를 샀으니 ㅎㅎㅎ

 

'기특하고 갸륵한 맴을 하느님이 보우하사 하실거야 ㅎㅎ'이러며

 

이렇게 엉뚱하고 생뚱한 짓을 잘하는 나에게

박사님도 무색해서 언급을 회피한다.

좀은 말도안되는 단순한 생각을

밀고나가는 무식함엔 어쩔수가 없는거다 ㅋㅋㅋ

 

'이렇게 엉뚱하게 뒷북치는 단순한 생각의 고집이

내 인생의 운명을 움직여온 주범일수도 있다.'에

까지 생각이 왔다 ㅎㅎ

단순한건 무식이다.

무식인것을 주관이고 순수함이라 포장하는 아집!  

 

 

또 다른 종류의 들꽃이 나타났다. 노랑꽃이다.

 

'음! 뽑을려면 약간 습기가 있는 이런곳에서 뽑아야지

옮겨심어도 잘 살아갈거야 아마'

'중간 쯤 크기가 옮겨심어도 잘 살수있을거야'

'음 , 저 빨간꽃은 두 포기쯤, 키작은 노란꽃은 흙과 함께 채취하고~~'

 

'이곳에 피어있는 들꽃이 지천으로 많으니

까짓거 몇포기 뽑아갔다고 표가나지 않으리라~~'

   

자연 손상을 최소한으로 하기위해

길 조차도 외길 좁은 오솔길로 만들어 놓았는데~~

들꽃 사이를 흐르는 개울위엔

그냥 나무 하나 얹어놓은 외나무다리로 연결을 해놓을만치

들꽃 핀 들판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

 

'아니 유언장 생각하는 판국에 이곳에서 잘 살고있는 꽃 뽑아서

집에다 심어놓고 혼자 즐기겠다는 맘은 또 무엇인가?'

 

꽃을 밟을까봐 앉지도 못하였으면서~~

길 비켜주면서도 들꽃 하나도 밟지않을려고

한켠에서 몸을 좁히는 일본여자들처럼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조그만 들꽃 하나도 존중하지 않는가?~~

 

나혼자 즐기자고 뽑아가기보다

이꽃들을 보러  또다시 올수있는 축복을 얻으면

그것이 행복 아닌가?

 

집 뜰에 옮기면 죽이게될거야~~

멍청한 생각 그만하고 무리지어 피어있는 화합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며 또다시 와서 들꽃들을 만나기로 하자 !!

 

몸은 아름다운들꽃 만발한 오솔길을 걷고 있으면서

참으로 부질없는 생각때문에

마음은 하늘도 보이지않는 방속에 있은거나 다를바 없었다.

  

이젠 들꽃을 뽑아 집에 가져가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말자고 다짐한다.

  

 

내 머리위로 따사한 햇살만 내리쬐고

들꽃 구경과 번민에 고개를 숙이고만 걷다가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오른쪽 3천미터 산위로 검은 구름이 모여들고 있다.

 

저 검은 구름은 비와 천둥을 안고 다니는데~~

이쪽으로 오면 어쩌나 ~~

비닐 판쵸를 차에 두고 그냥 왔는데~~

 

산속은 기후의 변화가 심하여 열발자국 옮길때마다

햇살~ 비~햇살~비~해~비~눈~해~비 가 연속되는 날씨를 알면서

비옷을 챙기지도않고 꽃 캐갈 생각만 하였으니

벌 좀 받아도 할말없다 이 멍충아 ~

 

바람이 부는 방향을 보니 검은구름은 저 산 너머로 갈것 같아 안심이다.

 

그럼 이쪽으로 오는 구름은 무슨 구름인가?

왼쪽 하늘을 보니 하얀 맑은빛 구름이라

 

좋은 날씨 속의 하이킹이 되는 축복의 감사를 하늘로 띄운다.

이런 축복을 들꽃 뽑을 생각으로 오락가락하다니 ~ 멍청이!

 

 

 

 

나무는 없이 들꽃이 만발한 평지를 3km 걸었다가

이제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 내리막길이다.

 

바위에 이끼같이 붙은 곳에 꽃이 피어있다.

위에서 보던 들꽃과 또다른 종류의 꽃이다.

고도가 달라질때마다 다른 종류의 꽃들을 만나게된다.

 

역시 들꽃은 참 소박하네~ 그런데 모여있어서 화사하다.

그리고 하얀색이 많고~ 빨강은 많지않다. 

 

 

소리를 내던 검은 구름은 산너머로 넘어가고 있다.

이곳엔 빗방울 한알도 안 떨어졌다.

축복받은 날이다. 곰도 안만나고 번개도 비껴가고 ~~ 

 

 

 들꽃 하나하나를 헤아리듯 천천히 걸어가니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먼저 내려가게 비켜주었다.

띠엄띠엄  만나지는 사람이라 아무튼 반갑기만 하다.

 

 나처럼 혼자 왔는지

사람만난 반가움에 

혼자서 내려가는 여자의 뒤통수를 찍으려고

사진기 문을 여는사이에 벌써 저만큼 가버렸다.힝~

 

계곡길을 들어서면서

계속 나를 따라붙는 벌님이 있다.

저쪽 숲길에선 곰님이 나타날까봐

지팡이로 땅치며 걷는것은 내몸을 지탱해주는 것이기도 한데

벌님을 쫒을려니 지팡이를 공중에 휘두르며 걸으니

몸무게가 삐끗하여

들꽃에 홀린 망령같이 들꽃밭에 엎어질것 같았다.

 

'아고 벌님! 내손에 키스까지 다하시고~~

꽃보다 내 냄새가 더 좋으신가?

좋아한다는건 어쨌든 나쁜기분은 아녀라오 ㅎㅎ'

 

한참을 허공으로 지팡이를 휘두르느라 정신없는데

뒤에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

'Excuse me! behind you~' ㅋㅋㅋ

차이니즈 쿵후하는줄 알았을거다 ㅋㅋㅋ

 

거의 1키로를 따라붙어서 휘두르다보니 기운도 빠진다.

생각해보니 나의 냄새가 좋아서 따라온 님이 아니라.

베낭속에 먹다가 남은 복숭아냄새를 따라온 것이다.

  

 

 스키 곤돌라가 보이는 것을 보니 다왔다.

 

달아난줄 알았던 그 심보가 고개를 든다.

개울가 바위에 앉아 베낭을 내려놓고

두리번 두리번~~~.

미련아 미련아 불쌍하고 무모스런 욕심아 ~~~

 

기어이 한포기의 분홍꽃 풀을 뽑았다.

아고! 뿌리가 그만 짤려버렸다.

나의 손가락이 칼에 베어 피가나는것같은 아픔이 일어났다.

 

그래, 뽑지말어,벌써 한포기를 죽였잖아!

많은것중의 보이지않는 하나이지만

이 풀에겐 오직 하나뿐인 생명인것을~~

그리고 모여서 화합을 보여준 일원이었지 않은가!

 

바보야! 버려라 쓸데없는 욕심을~~

오늘 집에가서 유언장이나 만들고

뒷날 한번더 이곳에 올수있기를 기도하고

오늘 여기에 와서 화창한 햇살아래서

아름다운 모습들을 만나게해준 행운을 감사드리기나 하여라!

 

 

 

 

 

 

 

셔틀을 탈려고 기다리는데

지금 내려서 산속으로 올라가는 가족이 있다.

아버지가 사진을 찍길래

'내가 너희들 다 들어가게 찍어줄까?'

하였더니 단호히 No라고해서

가족들만의 즐거운세계를 방해하였나싶어 무안스러웠다.

엄마와 딸 아버지와 어린아들이 잔뜩 커다란 베낭을 짊어지고 있다.

4시에 산으로 올라가니 아마도 산속 텐트장에서 텐트를 칠 모양이다.

 

부러워서 물끄러미 한참을 바라보았다.

아 ! 나에게 잴 부러운것이 저 모습이다.

지금은 할수없는 일! 젊었어야지 할수있지

5년만 젊었어도~

일주일만 젊었어도 라는 유모어가 있더니~~ ㅉㅉㅉ

 

50살이상 캠핑가는 크럽이 있나 함 찾아봐야겠다 ㅎㅎ

에고! 그런 모임 피장파장 재미 별로일거야 ~~

 

가족끼리 저렇게 베낭 메고가서 텐트치는 낭만! ~~

참으로 부럽다 !

 

 

 

셔틀 앞에 가니 기사가 날더러

'너 여섯명 댈꾸온 사람이지?' 그런다. 

ㅎㅎ 나를 하이킹가이드인줄 알았던 모양이다.

아냐  only me 인데?

 

히히 가이드 할만한 젊고 씩씩한 여자로 보였다니 기분은 좋다 히히!

 

작은 ven에 나, 7~8살 보이는 두여자아이와 같이온 엄마와 할머니,

중년부부,이렇게 태우고 내려왔다.

앞에 앉은 할머니 자기네는 여자만 넷이 왔다며

나를 보고 '즐거운 하이킹 이었냐?' 물어준다.

젊지도 않은 동양여자 혼자서

곰이 있는 곳을 하이킹하는 것이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좋은 날씨 속의 들꽃구경이 원더풀 이었어~' 

 

 

 

주차장에서 헬리콥터가 주머니에 짐을 가지고 산으로 간다.  

 

 

 

 

 올때엔 산만 보느라 눈에 들어오지않았던

주차장 옆의 만발한 들꽃밭을 내려가며 지나치다가

차를 돌려 찍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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