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일이라서, 집에서 쉬는 날이라서 좋다,라는 생각만으로 지냈던 날이 더 많은것 같은데
올해 크리스마스는
이웃으로 이사온 아들의 친구부부와 한살박이 아기를 초대해서 같이 저녁을 먹으며
와인과 아들이 칵테일한 데킬라 Margarita를 곁들이며 얘기하고 웃음 나누니
흡족한 마음이 되어 기분이 좋다.
애들을 좋아하는 아들이 매일 그집에 가서 살다시피 지내기도 하지만
그 친구의 부인이 젊은사람인데도 늙은이인 나하고도 죽이 잘맞아
시간만 나면 둘이서 아가 데리고
슈퍼,놀이터,도서관,책방, 벼룩시장,수영장,커피집 등등을,,,잘도 다닌다.
주로 내가 운전을 해서 데리고 다니긴 하지만 - 애기엄만 운전을 못하니까...
데리고 다녀줘서 고맙다고 하면
지금은 내가 할수 있으니까, 내가 할수 있는 동안은 기꺼이 얼마든지 할테니까
지금의 고마운 그마음 잊지말고 나중에 내가 나이 더 들어서 못하게 될때에
지금을 기억하고 나를 데리고 다녀줘야 된다고 못을 박기도 하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들이 이웃에 오고 부터 아들은 거의 그집에서 살다시피한다.
아예 퇴근을 그집으로 바로해서 저녁도 먹고 주말이면 집에 와선 잠만 자고 그집에서 지낸다.
여름에는 주말마다 아들과 친구 두 남자가 밤낚시를 가면,
낮에 여자 둘이서 애기 데리고 음식 싸들고 낚시터로 찾아가기도 하고...
아들이 애들을 좋아해서 애기랑 잘 놀아주니 아기가 잘 따르기도 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이브엔 우리집에서 저녁을 먹자고 하고는 음식을 장만하였다.
내가 아들에게 붙인 다른 이름이 있는데'금송아지'이다.
이 '금송아지'란 이름이 이쁜 아들을 두고 붙인 것이 아니라 좀 엉뚱한 일에서 붙이게 된 것이다.
내가 직장을 다니다가 '일이 힘들다. 몸이 아프다. 같이 일하는 것들 밉다. 메니저가 밉다..등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 두겠다고 하면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사고를 하는 아들은( 중,고,대학을 외국에서 나왔으니)
엄마의 걱정은 아랑곳 하지않고 '일을 해야 한다' 라는 것만 내세워서
(이렇게 생각하게 된것이 내탓도 없진않다-아들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고1부터
용돈은 한푼도 주지 않았고,
일을 하며 대학 다니고 부터는 방값도 받았으니,등록금은 한푼 안주면서ㅎㅎㅎㅎ)
그러니까
항상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을 안하겠다고 하는것은
일을 안해도 되는 조건이 있다고 여겨서는
나에게 던지는 말이 ' 숨겨놓은 금송아지 배 쨀거야?' 하는거다.
항상 농담삼아 '엄마 금송아지 어디다 숨겨놓았냐?'고 묻는것이 입버릇이니까ㅋㅋㅋ
엄마 힘든것은 생각도 안하고 번번이 그러는데 내 맘이 심히 섭하기도 하였지만
그렇게 만든 것이 내탓이려니 하는 생각에 참아오다가
또 그말이 아들의 입에서 튀어나오길래
'그 금송아지가 아들인 너인데?' 하였더니
'엄마, 그럼 내가 엄마의 금송아지가 되어줄테니, 엄마는 내가 시키는 일을 해줘야 된다'하며
역시나 놀고 멕여줄수는 없다는 것이다.(당연히 지금도 방값,먹는값은 받고있다.
그 이상을 부담하게 될 부분에 대한 댓가의 일을 하라는 ㅎㅎㅎ~~~~~)
'이누마 엄마도 이젠 늙었어, 너 밥이나 해주고 집에서 지내고 싶어' -
(29살,결혼을 안하겠다고 그런다 ㅎㅎ - 그럴때마다
'그려 결혼은 무거운 책임이야,남이 하고 나이만 들었다고 해야되는건 아니야.
책임을 견딜 자신 없으면 안하는게 너나 한 여자를 위해서나 나은거야'로 응수하는 엄마이니?? ㅎㅎ)
그러고는, 점심 샌드위치도 그럴싸하게(치즈+계란후라이+상추=모양만 나이스 )
beef steak도 많이 해주고(이곳은 쇠고기가 쌀 뿐더러 스테이크가 쉽고 간단하니.. )
아들이 은근히 부담이 되는지 살이 찌니까 고기는 그만 사라고 그러길래
'아~~ 금송아지 잘 멕이면 금똥 나오게 될지 모르잖아'
아침에 깨울때에도 '금송아지야 일 하러 가야지'하면서
아들이 만든 금송아지 그물?을 내가 사용하게 된것이다.ㅋㅋㅋㅋㅋ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에 아들의 친구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였으니
온 집에다 반짝이는 불도 켜고
로스트비프, 치킨윙, 캘리포니아참치롤 등을 신나게 만들고 있는 나를
아들이 보더니
'아니 엄마 둘 밖에 초대 안했는데 왜 이렇게 음식을 많이 만들어?' 한다
" 아~~금송아지의 친구가 오는데 이까짓거 므'
'금송아지도 많이 먹고 금똥 싸거라이ㅋㅋㅋ'" 하며 웃고 즐긴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조용하게 가족과 즐기는 것이 이곳의 크리스마스분위기 입니다.
크리스마스, Easter, Thanksgiving 때에
먼곳에 있던 형제들이 만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사는
이곳 사람들을 보면서
이때가 되면 한국에 있는 형제들이 더욱 보고싶어졌는데
이번 크리스마스를 함께해준 아들의 친구부부가 사랑스럽고
즐거운 마음이 되어서 적어보았습니다.-이곳의 사는 모습도 알려드리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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