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이 된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많이도 달렸다.
감을 보면 왠지 반갑다
까마득히 멀어져간 지난날의 추억을 더듬으러 왔다.
그런데 많을것 같았던 추억의 조각들이
도무지 맞추어지지가 않는다
몰라보게 변해버리기도 하였고
너무도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많은 이야기~
어디로 가버렸을까?
이 개울가 어드메 쯤의 바위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나누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돌아가시기 6개월 전~ 이곳에서인데~~
그땐 포장이 되지않았던 흙길이었으니
아마도 그 바위는 포장속으로 들어가 버렸을게다.
개울에 내려가서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았지만~~
도저히 되살려지지않는 그때의 개울모습이니~
점심을 공짜로 먹을수있는 공양타임이라
염치불구 들어가서 비빔밥을 먹었다.
소박한 요런일이 추억꺼리로 머리에 더 남기에~~
커피까지 음미하고~
바위와 나무는 그대로 이겠지?
흐르는 물에 더 깎였을까?
그 어느날 김선생님과 박선생님, 나 셋이서 산책할때다
신평마을에서 수박 한덩이를 샀다
이곳까지 박선생님께서 수박을 들고 오셨다
이쯤 어느 바위에서 후더덕~ 수박을 놓치신다 ㅎㅎ
수박이 깨졌으니 먹고 올라가야지~~ ㅋㅋ
일부러 손을 놓치셨는데~
난 그땐 그걸 모르고 실수인줄로만 알았던~ 순진한 여인이었다 ㅋㅋ
그 옛날엔 나즈막히 나무로 얽어놓은 담장과 흙길이었다
고우셨던 명희선생님과 둘이서 저녁나절에 이길로 산책을 왔었다.
돌아내려가는 길에 스님들께서 가꾸시는 채소밭에
이쁘게 달린 호박이 보인다
여선생 둘이 장난끼가 발동했다.
호박을 땄다.
옷 안에다 호박을 감추고 몇발짝을 떼는데
민둥머리 젊은 스님이 '까꽁' 하며 놀래킨다 ㅎㅎ
둘이서 기겁을 하고는 낄낄대며 내려왔던 풍경이 연상되었다 ㅎㅎ
그러나
미끈한 담장에서 그때의 자연 모습이 대비되지가 않는다.
아~ 좋았던 시절!!!!
돌아갈수없는 시절이여~~
그런데 추억의 그 장소는 자취없이 사라졌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그립다...
잘 정돈된 길과 담장- 내 추억의 회상을 마멸시켜서 싫다..
그때에 있었던 그 나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것이겠지?
고목나무 옆에 다가가서 쓰다듬으며 물어보았다
나를 기억하느냐고~~??
아릿다운 처녀적 모습을
이순을 넘긴 곪고곪은 모습에서
어찌 찾아낼수 있으리?
그러나
다시 만날수있음을 즐거워하고 감사하나이다.
내가 살아있음이 아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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